Obstetrics & Gynecology forhappywomen

산부인과와 피에 대해서..


blood-1968457_640.png
From PIXABAY


이 글은 헌혈을 하러 가기전에 산부인과 의사가 주저리 주저리 쓴 글입니다.
30번의 헌혈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려요^^




산부인과 인턴으로 처음 분만과정에 보조로 들어갔을 때, 아기의 출산과정은 참으로 경이롭고 신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놀라움이 사라지기도 전에, 태반이 나왔고, 이후 ‘왈칵왈칵 쏟아져 나오는 출혈’에 엄청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많은 피가 흘려도 괜찮은 것인가… 산모가 죽는 것 아닌가하고


전공의 수련기간동안 수혈과 관련된 일은 참 많았습니다.
(모든 산부인과 전공의들은 겪고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어떤 산모는 출산후 출혈로 인해 혈색소가 2 (정상치 13~15) 까지 떨어졌다가 수혈하며 살아난 적도 있었고, 혈소판혈액이 파견병원이 있는 지역내에서 수급이 되지 않아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보낸 적도 있었습니다.


다량의 산후출혈로 와서 의식이 없던 산모가 자궁의 혈관을 막는 색전술을 하기 위해 시술방으로 들어가서 시술을 하는 동안, 인턴선생님과 함께 빨간피(농축적혈구)와 노란피(혈장, 혈소판제제 등)을 빨리 주입되도록 혈액팩을 손이 얼얼할 때 까지 2시간동안 직접 짜주면서 지켜본 적도 있습니다.


(이때 혈액이 잘 들어가게 해주려면, 혈액을 높게 걸어야하기 때문에 높게 걸고 손으로 짜고 있는 모습은 벌서는 모습과 흡사합니다. )


‘잘 막았으니 이제 밑으로 피나는지 봐~’
(피나는 자궁의 혈관을 시술로 막았으니, 산도로 질출혈이 계속있는지 보란 뜻)


라는 영상의학과 교수님의 말이 얼마나 기다려졌는지 모릅니다. ㅠ_ㅠ



실혈 추정량 (Estimated blood loss)는 실제 소실의 반정도 밖에 안되는데 그 평균치는 500cc. 자연분만은 제왕절개에 비해 출혈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35%정도의 산모에서는 500~1500cc 의 출혈


하지만 모든 산모가 많은 실혈을 한다고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임신을 하면서 늘어난 1500~2000cc의 혈액량으로 대부분의 산모는 버틸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분만 중 수혈하게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산모 평균 나이 증가로 인해 고위험 산모 (임신중독증, 임신성당뇨 등) 가 증가하고, 난임시술로 인해 다둥이가 증가하는 환경에서는 산후출혈 또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산모 뿐만이 아닙니다.


자궁내막암 수술중 대혈관 (하대정맥,inferior vena cava)까지 침범된 암을 제거하는 도중 발생한 출혈로 13000cc의 출혈이 있었고, 그 출혈을 막기 위해 혈관외과에서 봉합을 하는동안 사용된 혈액은 적혈구 뿐만 아니라 혈소판, 신선동결혈장 등 수십 pack을 이 필요했던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과다월경으로 혈색소 수치가 7~8(정상치 13~15) 까지 떨어져 숨이차거나 힘들어하는 여성분들 또한 수혈의 대상입니다. 과다월경이 계속 되다 보니 혈색소 수치가 많이 떨어지고, 힘이 들고 숨이 차서 응급실로 내원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수혈 3~4개 맞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호전되어 돌아가곤 했습니다.


산부인과수술 중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수술의 경우에도 실혈양이 많기 때문에 수혈을 많이 하게 되고, 암이 아닌 자궁근종, 자궁선근종, 자궁내막증 등으로 수술을 할때도 수혈을 요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산모 뱃속에 있는 아기가 태아빈혈(Fetal anemia)가 있어 아주 소량의 수혈을 할때에도 Rh- O형 1pack을 사용하게 됩니다.




전공의 수련을 하면서 너무나도 많은 수혈오더를 내렸던 제가 헌혈을 평생 3번밖에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전공의가 끝나면, 꼭 헌혈을 하러 가자! 라고 결심하고 의국을 나왔고, 아직 개인적인 사정으로 전공의수련 시작 이후 2번밖에 하지 못하였습니다. ㅠ_ ㅠ;;


이번을 1회로 삼고 1년에 6번, 5년에 30회를 시도해보러 갑니다. 항상 바늘이 내 몸속에 들어올 때, 저 굵은 바늘 (16G) 이 내 혈관을 손상시키지 않을까… 의사도 사람인지라 아픈건 싫습니다. 저 간호사님이 한번에 못찌르면 어떡하나 하는 큰 걱정을 하며 바늘을 쳐다봅니다.


하지만, 스티밋에 글을 쓰고 7일이 지나면 지울수도 없어서 수많은 witness가 생기게 되니
좀 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올려봅니다.


공개적인 약속을 통해 30장을 모으고, 헌혈할때마다 나온 기념품(상품권)을 모아서 5년후에 의미있게 기부를 해볼까 생각합니다.



헌혈증을 소량의 SBD로 사거나 기부도 받아 볼까? 하는 짧은 생각해보았지만, 현재 의료법상 헌혈증을 구매하는 것은 불법이라 하니… 그냥 없던 생각으로 했습니다.



30번의 헌혈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려요^^




참고>
헌혈을 하게 되면 모두다 아시다시피 헌혈증과 기념품을 받게 됩니다.
그 헌혈증은 입원이냐, 외래냐에 따라도 다르지만 대략 10,000원정도의 가치가 있습니다. 나머지 80%는 국민보험공단에서 건강보험환자에게는 제공을 해주기 때문이죠.
건강보험 환자의 경우에는 건강보험에서 80%부담해주기 때문에 본인이 20%정도 내게 됩니다. 그 20%가 10,000원 정도가 됩니다.
수혈비용이외에도 다른 추가비용이 있습니다. 이는 헌혈증으로 감액되거나 면제되지 않습니다.



수혈비 = 혈액공급가 + ABO검사 +Rh검사 + 교차시험검사 + 주사비



(산부인과 전문의수 감소와 연도별 모성사망비 추이가 반비례 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사진만 올리고, 내용은 skip하겠습니다. 오늘 쓰는 내용의 골자가 아닌지라… link만 걸어보겠습니다. http://webzine.rihp.re.kr/webzine201307/w06_03.html)
전문의수 감소와 연도별 모성사망비 추이.gif

  • Tag
  • 0
  • 0
  • View@Mediteam.us 880
Prev Article : 5주전 : 나 임신 안됐는데 맥주는 마셔도 되지… Next Article : [도전]헌혈 1/30
Comments :: Steem 에서 댓글 달기
Prev Article : 5주전 : 나 임신 안됐는데 맥주는 마셔도 되지… Next Article : [도전]헌혈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