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ation Oncology cancerdoctor

2007년에 초회 방영하고 HD로 올해 새롭게 다시 만나게된 의학블록버스터 하얀거탑이 종영을 했습니다. 막판에 김명민 (장준혁 역)이 담관암으로 진단되면서 '뭐 이런 막장 설정이 다있지' 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이어 김명민이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아챌까봐 조직적으로 사기극을 펼치는 주변 의료진들의 행동을 보고 보는 내내 저는 불편했습니다.

흔히 암과 같은 큰 병으로 진단되었을 때, 보호자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이러한 나쁜 소식을 전하기를 꺼려하고 숨기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될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극중에서도 각 과 과장님들이 김명민의 치료에 대해 논의를 하는 컨퍼런스 자리에서, 박창식 정형외과 과장은 "혹시나 장준혁 교수가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병이 급속도로 나빠지지 않을까요?" 라는 말을 하였고, 이에 다른 의료진들이 이에 동의하고 만전에 신중을 기하자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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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들이 김명민 몰래 담관암 치료에 대해 토의하는 모습)

실제로 의료인 입장에서 환자에게 이러한 나쁜 소식을 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부담스럽고 스트레스 받는 일입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잘하기 어려운 이 '나쁜 소식 전하기'는, 그래서 의과대학 교과과정에 한 쳅터를 차지할 정도로 어렵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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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환자는 진실을 원한다"

미국에서 1982년에 발표된, 1251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96%의 응답자는 자신이 암에 진단되었을 때 그것을 자신이 듣기를 바란다고 답했고, 또한 85%의 응답자가 만일 예후가 안좋은 경우라면 자신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기를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비슷한 연구들이 진행되었지만 결과는 다 이와 비슷했습니다.

유럽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비슷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한 암센터에서 2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질문했을 때, 90% 이상의 환자들이 자신이 암에 완치될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또한 암치료의 부작용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정확한 정보는 법적인 의무사항"

의료법에 따라 환자는 자신의 질병 및 치료에 대해 원하는 만큼의 정보를 제공받을 도덕적이며 법적인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심이 들더라도 이 정보를 제공해야할 책임 또한 있습니다.


"환자들은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기를 바란다."

1994년에 임종연구그룹 (the End of life study group)에서 발표한 한 보고에 따르면, 환자들은 병에 대해 직설적이고 정직한 토론을 원하며, 희망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의료진이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환자들은 치료의 과정이나 절차보다는 예상되는 예후나 치료 결과에 대한 정보를 더 듣기를 원했습니다.

의사나 보호자가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경우, 치료나 예후에 관한 논의에 환자를 배제시키게 되고, 부당한 낙천주의를 환자에게 전가할 수 있습니다. 만일 환자가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면 환자는 원치 않거나 불필요한 과도한 치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항암치료가 효과적일 확율이 높지 않은 경우, 이러한 어려운 치료 결정에 환자가 함께 논의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한다면, 힘든 치료과정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어려운 의사결정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는 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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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는가 방법이 중요하다"

나쁜 소식 전하기에 관련된 논문들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정보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의사 소통 기술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암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는 것은 폭탄을 투하는 것으로 비유하곤 하는데, 따라서 단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1. 일단 환자로부터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 환자의 의학 지식 정도와 기대치를 파악하고 나쁜 소식을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2. 그 다음, 환자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적절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3. 나쁜 소식을 전해들은 환자가 겪는 정서적 충격을 줄이도록 하는 의사소통 및 공감 기술을 사용해서 정서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4. 마지막으로 환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치료 계획의 형태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제 글을 읽으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신이 암에 걸렸을 때 의료진이나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셨으면 좋겠나요?

점점 일반인들의 의료 지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료진과 함께 토의하고 치료 계획을 결정하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 주변에 큰 병에 걸리거나, 좋지 않은 상황에 있을 때, 어떤 것이 당사자에게 도움이 될지 한번 잘 생각해보아야 겠습니다.


Reference

  1. Baile WF, Buckman R, Lenzi R, et al. SPIKES—A Six-Step Protocol for Delivering Bad News: Application to the Patient with Cancer. The Oncologist, Aug 2000, vol 5 (4): 302-311.
  2. Morris B, Abram C. Making Healthcare Decisions. The Ethical and Legal Implications of Informed Consent in the Practitioner-Patient Relationship. Washington: United States Superintendent of Documents, 1982:119.
  3. Pfeiffer MP, Sidorov JE, Smith AC et al. and the EOL Study Group. The discussion of end-of-life medical care by primary care patients and physicians. A multicentered study using structured qualitative interviews. J Gen Intern Med1994;9:8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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