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ergency Medicine ly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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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어재단 은 냉동수면 cryonics 을 1972년 도입하여 불치병에 걸린 사람에게 적용하기 시작한 최초의 기관입니다. 현재까지 총 155명이 냉동수면 상태로 보존중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1972년이면 꽤 오래전 이야기지요?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은 역사에서 반복되어 왔지만 이렇다 성공한적이 없는데 냉동수면이라는 기술은 어디에서 비롯된 기술일까요. 만화나 소설에서만 등장하던 concept을 가져와서 그럴싸하게 만들어낸 방법일까요? 이 냉동수면이라는 기술과 흡사한 어떠한 치료가 혹시 현대 의학에도 적용되고 있지는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cryonics 를 지지하지 않으며 이해관계 전혀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lylm 입니다. 워낙 간헐적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심폐소생술 연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오늘은 심폐소생술 5 자동심장충격기의 사용 에 이어 심폐소생술을 성공했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시행하는 저체온요법 (Targeted temperature management)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심폐소생술을 성공하여 환자의 맥박이 돌아오고 즉, 자발순환이 회복된다고 하여도 의식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의식의 회복 뿐 아니라 신경학적인 예후, 더 나아가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노력은 응급실에서, 중환자실에서 어떻게 이뤄질까요?


저체온요법의 역사적 배경

저체온요법이란 말 그대로 체온을 낮춰서 환자의 상태를 더 낫게 만들고자 하는 치료방법 입니다. 저체온을 유도하여 환자를 치료한다? 의아한 방법이지만 알고보면 그 역사가 생각보다 오래되었습니다. Edwin Smith Papyrus 는 기원전 3500년경 작성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의학 교과서이며 차갑게 하는것을 치료법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기원전 4, 5세기 경 히포크라테스는 파상풍 환자의 치료를 위하여 전신 체온을 낮추는 치료를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1700년대 스코틀랜드 출신의 Dr. James Currie 는 역사상 최초로 저체온이 인간에게 미치는 생리적 반응을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938년 Dr. Temple Fay는 유방암 환자의 암성 통증조절을 위하여 저체온을 유도하였고 당시 섭씨 32도로 24시간동안 저체온을 유지시켜 만족할만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저체온요법을 위한 cooling blanket을 초기에 제작하여 연구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의 연구보고서들은 2차 세계전쟁 중 나치의 수중에 들어가 그 업적에 대한 평가가 적절히 이뤄지지 못하였고 부정적인 인식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후 1950~60년대에 이르러 저체온요법이 역사적인 재조명을 받기 시작합니다. 특히 신경과, 신경외과에서 뇌졸중, 뇌출혈, 외상성뇌손상 등에 걸쳐 폭넓게 연구되었고, 1958년에 최초로 급성심정지 환자의 회복과정에서 저체온을 유도하여 생존률을 향상시키는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1972년 시작된 알코어재단의 냉동수면 기법은 어쩌면 이러한 저체온이라는 치료법의 역사에서 뻗어져 나간 가지의 일부일지 모르겠습니다.

edwin smith papyrus.jpg Edwin Smith Papyrus

저체온의 유리한 점

일단 우리몸이 추위에 반응하는 기전을 생각보겠습니다. 마침 저체온증에 대하여 제가 겨울에 포스팅한 내용이 있습니다.

응급처치 완전정복 10. 저체온증 hypothermia

저체온증은 하나의 질병인데, 어떻게 치료의 목적으로 저체온을 유도하게 되는지 궁금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중심체온 32~35도 정도를 경증의 저체온상태라고 부릅니다. 이때 우리몸에는 흥분과 회피의 반응이 발생하죠. 정신이 번쩍들고 일단 추위를 피하고 봐야겠다며 따뜻한 곳을 찾습니다. 몸은 자율신경계의 자동적인 변화로 심박수, 혈압상승, 근육의 떨림을 통한 열발생 등등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32도 미만의 중등도 저체온이 시작되면 그 반대가 됩니다. 심박수, 혈압은 저하되며 의식 또한 저하됩니다. 다시 말해 몸의 생리적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에서 역설적이게도 신체의 생리적인 기능이 저하되면 필요한 에너지의 양이 줄어듭니다. 동면을 취하는 짐승들은 신진대사율이 급격히 감소하여 먹지 않아도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며 지내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또한 체온의 저하는 신체 내의 다양한 생화학적, 세포, 조직반응을 변형시킵니다.(자세한 기전으로 들어가면 의학용어가 복잡하고 어려워져서 생략합니다.)

" Although hypothermia decreases the metabolic rate to restore the supply and demand of O2, it has other tissue-specific effects, such as decreasing excitotoxicity, limiting inflammation, preventing ATP depletion, reducing free radical production and also intracellular calcium overload to avoid apoptosis. " (from Therapeutic hypothermia for acute brain injuries. Scand J Trauma Resusc Emerg Med. 2015; 23: 42.)

결론적으로 저체온은 생존을 위한 부분을 제외하고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신체반응을 최소화시킨다고 이해할수 있겠습니다!

저체온요법의 적용 사례

우선 오해가 없기를 바라며 말씀드려야 할 부분은 저체온요법이라는 치료가 역사는 오래되었으나 아직도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고 매년 그 치료의 적응증과 방법등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까지는 출혈성, 외상성 뇌질환의 치료나 소아의 저산소성 뇌병변등에서 응용되고 있으며 치료의 효과가 입증된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심폐소생술 후 의식회복이 더딘 환자에게 시행하는 저체온요법입니다.

심폐소생술 후 의식이 없는 환자의 치료

의학드라마나, 영화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번쩍 눈을뜨며 회복하는 경우를 봅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심장이 멈춰있었기 때문에 뇌에 충분한 혈류가 공급되지 못했고, 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이 발생했다는 증거입니다. 심장의 자발순환이 회복된다고 해도 바로 뇌의 회복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시간 ~ 수일에 걸쳐 2차 뇌손상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이차적 후기 뇌손상을 예방해야 하는데 이때 저체온요법을 이용하여 신진대사율을 감소시키고 불필요한 신체 반응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현재 2018년 3월까지의 최신지견으로는 최소 24시간 중심체온을 32~36도 사이에서 유지시키고 발열을 막는 것이 권장됩니다.

한편 뇌파, MRI 및 각종 검사수치와 신경학적 신체검진등을 통해 환자의 최종적인 의식회복과 예후를 평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저체온요법의 적용 기간과 그 이후 신진대사가 저하된 환자의 회복기간을 고려하면 최소 2~3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응급처치 한줄 요약 : 저체온요법은 급성심정지 후 자발순환이 재개된 환자의 추가적인 뇌손상을 최소화시키고, 신경학적 예후를 최대한 회복시키며, 생존율을 향상시키고자 적용가능한 치료법이다. 환자의 중심체온이 섭씨 32~36도 범위에서 최소 24시간 유지하게 되며 전문 의료진 판단하에 시행된다. 신진대사가 감소된 환자가 충분히 회복된 시점에 신경학적 예후를 판정할수 있으며 각종 검진, 검사결과를 종합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환자의 종합적인 예후는 급성심정지후 수 일간의 집중치료가 끝나고 예측해볼 수 있다.


Reference

Wang H, Olivero W, Wang D, Lanzino G. Cold as a therapeutic agent. Acta Neurochir (Wien). 2006; 148(5):565–570
Lioudmila V. K et al. Therapeutic Hypothermia for Neuroprotection : History, Mechanisms, Risks, and Clinical Applications. Neurohospitalist. 2014 Jul; 4(3): 153–163
Max Andresen et al. Therapeutic hypothermia for acute brain injuries. Scand J Trauma Resusc Emerg Med. 2015; 23: 42.

CPR&ECC guidelin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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