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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폭탄 테러라고 하면 어떤 사건들을 떠올리십니까? 개인적으로 올해 초 발생한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폭탄테러 사건이 먼저 떠오릅니다. 영국 최악의 폭탄테러로 기록된 이 사건은,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 막바지 공연장 근처에서 발생하였고 사제폭탄의 폭발로 22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고 합니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도 많은 분들의 기억에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결승선 근처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여 3명이 사망하고 최소 183명이 부상당했다고 하구요.


테러의 위협은 이제 일상이 된것 같습니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져온 유명 여행지들과 서방국가들은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된 우리들에게도 그 위험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위 사례들의 사망, 부상자 숫자를 유심히 보셨습니까? 폭탄이 폭발할 경우에는 현장에서 즉시 사망하지 않는 부상자가 굉장히 많고,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면 생존의 가능성이 분명히 있는 손상입니다.
이에 대한 약간의 이해를 돕고자 오늘의 주제를 선정하였습니다. 폭발 손상이나 테러라고하니 무겁게 느껴지실 수 도 있겠습니다만, 나뿐 아니라 우리 가족과 그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의 시작이 될 수도 있으니 찬찬히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1.폭탄이 터지면 두개의 폭풍이 발생합니다.


폭탄이 터지면 폭발성 액체나 기체가 가스화 되면서 발생한 에너지가 열과 압력으로 분출됩니다. 뻥! 하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연달아 두개의 폭풍이 발생됩니다. 첫번째로 shock wave(압력파)가 그리고 blast wind(공기파)로 원투 펀치를 날립니다.
blast wave 1_640x520.jpg


이때 압력파가 신체 조직에 과도한 압력을 가하여 발생하는 것이 1차 손상입니다.
Primary injury.png


1차 손상에 가장 취약한 신체 부위는 어디일까요? 귀(고막), 폐 그리고 장(위,소장,대장) 입니다. (이 세 장기를 기억해주세요.)밀도가 서로 다른 공기연부조직이 넓은 면적을 서로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손상을 입게되니 의료진이 놓치기도 쉽고, 폐나 장손상은 생명에 직결되기도 합니다.


2.고막 손상(내이 손상)은 놓치기 쉽고, 1차 손상의 증거입니다.


고막이 파열되었다면 통증과, 이명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고, 아무 증상이 없을 수도 있어요.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그러나 1차 손상이 생길 정도로 폭발물 근처에 있었다는 증거가 됩니다.
의료진 입장에서 이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고막이 손상되었다? 그럼 일단 폐와 복부 손상등 다른 1차 손상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죠?
환자 입장에서는 귀에 조금이라도 불편감이 있다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겠죠?


3.폐 손상은 생명에 직결됩니다.


압력파에 의해 폐조직이 찢어지면서 피가나거나 공기가 새게 되어서 기흉, 출혈등이 발생하고 공기 및 지방 색전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의료진이 아니고서야 어려운 용어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기흉이나 색전증같은 용어들 말이죠.
그렇지만, 꼭 알고 계셔야 하는 것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들을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생명에 직결되기 때문이죠.


가슴 한쪽이 날카롭게 아프고 숨이 차요. 갈비뼈가 다친건가요? (기흉)
별건 아닌것 같은데 숨이 좀 차요. 기침이 자꾸 나오구요. 피 혹은 가래도 섞여 나오는 것 같아요 (출혈)
가슴이 답답해요. 그냥 놀라서 그런건 가요? 숨이 안쉬어지는 것 같기도 하구요... (색전증)


4.장 손상은 하루 이틀 뒤 증상이 시작될수도 있습니다.


압력파에 의해 장의 괴사나 천공(구멍뚫림), 출혈, 색전증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전혀없다가 24~48시간 지나면서 구토나, 복통으로 증상이 시작되어 진행하기도 한다는 점이에요.


메스껍고 배가 좀 불편한것 같아요.
배에 뭐 맞거나 찔린건 없어요. 그런데 아까 토했고 피가 좀 나온 것 같아요.




그 외에도 폭발손상의 기전이 있으니. 폭발물 내, 외의 날카로운 물체가 날아와서 손상을 입거나(2차 손상) 본인의 몸이 날아가서 구조물에 부딪혀 외상을 입을 수도 있고(3차 손상) 폭발시 발생하는 발열과 화염에 의한 화상, 흡입손상, 화학물 노출(4차 손상)이 될수 있겠습니다.


2~4차 손상은 누가봐도 심각한 상태구나 싶게 보입니다.
그러나 1차 손상은 눈에 잘 띄지 않고, 따라서 향후 응급처치가 필요하게 될 가능성을 시사함에도 불구하고 일견 심각하지 않은것처럼 보일수 있다는 점입니다.




혹자는 이 글의 제목만 보고도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폭탄이 터지면 죽거나 또는 심하게 다치지만 살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은데, `병원에서 치료 받으면 되지 내가 알아야 될게 무엇이 있느냐?'" 물론 그렇습니다. 병원에 당연히 가셔야겠죠. 그렇지만 병원에 도착하시는 순간 이런 상태일 거에요...(이미 전쟁터)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당시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800px-Boston_Marathon_explosions_(8652877581)_640x424.jpg


혼란스럽고 공포에 휩싸인, 다수의 환자들이 응급실에 이송될 것이고 의료진들은 병원 현관에서 몰려드는 다수의 부상자들을 중증도에 따라 분류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분류의 과정에서 이미 죽은 사람과 죽기 직전이니 응급처치가 필요한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게 됩니다. 의료진들은 1차 손상을 잘 구분하고 즉각적인 검사를 시행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난리통에 2~4차 손상이 눈에 더 크게 보이고 1차 손상의 징후에 신경을 덜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퇴원을 하게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설명드렸던 1차 손상의 증상들이 서서히 나타날 수도 있기에 유심히 본인의 신체상태를 지켜보셔야 할 겁니다.




5.산모나 소아가 폭발 현장에 있었다면?


폭발이 일어난 장소로 부터 멀어질수록 피해는 크게 줄어듭니다. 닫힌 공간보다는 열린공간에 있을때 피해가 줄어들고요. 다만, 폭발의 현장에 가까이 있지 않았더라도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봐야 하는 경우가 산모와, 소아의 경우입니다.


산모의 경우에는 어떤 주의가 필요할까요?
태아는 양막에 둘러싸여있고 직접적인 압력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습니다. 다만, 태아와 산모의 자궁을 연결해주는 태반이 손상을 입을 수 있어요. 따라서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와 더불어 초음파와 태아 심박동 모니터(태동검사라고 불리죠, 영어로 NST)가 필요하겠어요.


부모님은 우선 아이가 어떻게 다쳤는지 그 기전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린들은 몸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3차 손상(공기파에 몸이 날아가 발생하는 외상)이 흔한데 놀란 아이들과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낯선 의료진이 어떻게 다쳤는지 병력청취로 빠르게 파악하기 어렵죠. 성인도 마찬가지이기는 한데, 폭발물에 날카롭고 작은 물체들이 섞여 있고 이에 따라 심각한 2차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요(맨체스터 아레나 폭발사고 당시의 사제폭탄도 그 경우, 대못 같은 것들로 폭탄을 만들더라구요.. 정말 비인륜적인 작태입니다..) 가끔 이게 머리카락 밑으로 파고 들어가서 두개골 안에 위치하게 됩니다. 그런데 증상이 당장에 없을 수도 있어요! 겉으로는 머리카락에 가려 외상의 흔적이 보이질 않게되고요.




끝으로 폭탄테러 발생시 행동요령을 제시하고 있는 외교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볼까요?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위기상황별 대처매뉴얼
결론은 머리와 귀를 감싸고, 웅크리며 몸을 낮춰 폭발 반대방향으로 이동하라!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은 왜 머리와 귀를 감싸고 웅크리며 동시에 흉복부를 보호해야 하는지 더욱 깊게 이해하게 되신겁니다:)




References



Tintinalli's Emergency medicine, 8th edition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Photos&Pictures from wikimedia, pixabay
폭탄 테러 관련 신문기사들도 참고하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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