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hology parkhs

안녕하세요. @parkhs입니다.


한 주동안 잘 지내셨나요?


지난 주에는 위가 소화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이어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한때 야쿠르트 광고를 통해서 이름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헬리코일러_up3.png


이 녀석들은 그림의 긴 편모들(Flagella)을 이용해 위벽의 점액층 안에서 헤엄쳐다닐 수 있습니다. 게다가 특수한 효소를 가지고 있어서 요소로부터 암모니아를 만들어 염산을 중화해서 산성인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상당히 성공적인 전략인지,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는 서유럽과 북미 인구의 1/3정도에서, 그 이외의 지역은 인구의 절반 이상의 위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서 한국 인구의 50~60%의 위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검사에서 현미경으로 보면 실제로 다음과 같이 보입니다.


hp3_up.png


그림에서 빨간 테두리 안에 있는 길쭉한 점 같은 놈들입니다. 400 배율의 현미경 사진에서도 겨우 보이는데요. 편모는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고 몸통만 겨우 보입니다. 제 지난글의 위 점막 현미경 사진과 비교해보시면 위의 사진이 얼마나 확대된건지 그리고 헬리코박터는 얼마나 작은지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오른쪽의 사진은 헬리코박터를 더 잘 보기 위해 특수염색(Giemsa stain)을 한 사진입니다. 배경이 좀 더 깨끗해져서 조금이나마 더 잘 보이죠.


헬리코박터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에는 조직검사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피검사도 있고 내쉬는 날숨으로 검사하는 더 간단한 방법도 있지요. 병리과 의사로서 제가 판독하는 검사는 내시경을 넣어서 떼어낸 조직에서 이렇게 직접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녀석들이 있다는걸 아는게 왜 중요할까요?


 


다행히도 헬리코박터가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입냄새부터 속쓰림이나 소화불량 등 위염의 증상이 나타나죠. 게다가 점액층에 문제를 일으켜 위벽이 음식물과 같이 소화되게 됩니다. 그렇게 위벽이 녹아내려 파이게 되면 위궤양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염증이 생기고 손상이 생기면 주변의 세포들이 혹사당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이 생길 수도 있게 되지요.


하지만 이 녀석들은 크기가 아주 작고 얇아서 현미경으로 찾으려면 최고배율로 샅샅히 훑어야 합니다. 그리고 찾더라도 진짜 헬리코박터인지 아니면 배경의 찌꺼기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꽤 있지요.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입니다. 마치 건초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비슷합니다.


needle-in-a-haystack-1752846_640_up.jpg




 


그렇다면 이 작업에 인공지능을 이용할 수 있다면!! 편리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구글과 펍메드를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만....


not-found-2384304_640.jpg


떼어낸 조직의 현미경 슬라이드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해 헬리코박터를 찾아낸 논문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만 헬리코박터 자체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위내시경 사진에서 위 점막의 상태를 보고서 헬리코박터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아닌지 판별하는 연구들은 있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논문은 없었지만 특허가 출원된 게 하나 있습니다. (논문이 아니라 특허자료를 읽어보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ㅎㅎ)


이 특허(https://www.google.com/patents/US9684960)는 조직 슬라이드를 현미경으로 스캔하는 장치가 포함되어 있고 스캔된 이미지를 CNN으로 돌려서 판독하는 장치입니다. 아쉽게도 원래 특허자료가 그런 건지 정확도나 성능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림도 열람이 되지 않더군요;;) 그리고 이 특허로 만들어진 기계도 아직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인공지능을 도입해서 얼마나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헬리코박터를 확인하는 방법이 현미경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널리 쓰이는 검사로 CLO test가 있는데 이 검사는 헬리코박터가 만들어 내는 암모니아로 pH가 변하는 것을 이용합니다.


CLO_up.png


사진으로 보시듯이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간단하게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키트로 되어 있지요. 헬리코박터가 있으면 오른쪽 사진같이 노란 색에서 붉은 색으로 변합니다.


또 현미경으로 보더라도 위에서 보여드렸듯이 김자(Giemsa) 같은 특수염색을 해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욱 더 보기 쉽게 하기 위해서 헬리코박터만 다른 색으로 염색하거나 빛이 나게 하는 염색방법도 있습니다. (아까 건초 속 바늘사진에 달린 초록색 꼭지처럼)


게다가 앞에서 보셨듯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있는 모든 사람에서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위궤양 같은 증상이 있는 사람에서 헬리코박터를 박멸하는 것은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지만 아무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헬리코박터를 찾아서 박멸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이 내용과 관련해서 한국일보에 좋은 기사가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을 과연 없애야 하나?” 제균 논란')


종합해보면 현재까지는 모든 환자의 위 조직검사에서 헬리코박터를 반드시 찾아야 할 필요성이 적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제가 새로운 검사법을 만들었다면, 혹은 개선했다면 그 검사가 지금 있는 검사들보다 저렴하거나 더 빠르거나노력이 적게들거나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남들한테도 쓰라고 추천할 수 있겠지요.


많은 새로운 검사법들이 연구, 개발되어 나오지만 이런 현실의 벽을 넘어서 도입되고 널리 쓰이는 것은 비교적 소수에 불과합니다. 과연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현미경 사진을 판독하는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은 언제쯤 사용할 수 있을까요??





  • 그림편집에 사용된 글꼴은 네이버 나눔글꼴 중 '나눔손글씨 펜'입니다.

  • 별도의 출처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사진과 그림의 출처는 https://pixabay.com 입니다.




 



위의 소화에서 시작해서 헬리코박터(의 조직학적 진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평소에 하는 업무들 중에는 헬리코박터 찾기 외에도 세포를 하나씩 세어서 비율을 계산한다거나, 염색된 정도를 평가하는 것 같이 컴퓨터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편하고 재현성있게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AI를 이런 업무에 적용시키는 것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마지막 질문과 같은 생각을 많이 가지게 되는데요.
마지막 질문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답은 다음 기회에 다루어 보겠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본문의 글도 제 주관적인 견해에 영향을 받았겠지만, 다음에 다룰 내용은 완전히 개인적인 의견이며 전망이라 일종의 에세이(?) 같아서 정보글에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해서 따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한글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검색했는데 한글위키뿐만 아니라 나무위키에서도 상당히 자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더군요ㅠㅠ 역시 즐기는 자들은 무섭습니다. 더욱더 분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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