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temperament입니다.

마음이 힘들어 정신과에 내원하시는 분들이 참 많이 계시죠. 우울한 기분을 호소하시는 분, 가족간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분, 몸이 여기저기 아픈데 검사만 하면 다 정상이라서 결국 원인을 못 찾아 정신과로 오시는 분 등… 다양한 고민거리를 안고 계시는 분들이 오십니다. 이렇게 정신과에 내원하시게 되면 외래라는 곳에서 접수를 하고, 진료실에서 면담을 하고, 필요한 경우 약물 처방을 받아서 집으로 귀가하시게 되는데요.

간혹 외래를 왔다갔다 하며 치료받는 것만으로는 병세를 호전시키기 부족한 경우 입원이 필요하게 됩니다. 보통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외래에서 진료를 보시고 나서 외래에서 하기 힘든 검사나 처치(시술이나 수술)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때인데요. 정신과에서도 물론 그런 연유로 입원을 하기도 하지만, 아닌 때도 많습니다.

정신과 입원이 특수한 경우를 몇 가지 이야기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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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신과에는 폐쇄병동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폐쇄병동은 말 그대로 병동이 폐쇄되어 있는 곳입니다. 커다란 병동 안에 병실과 화장실, 식당, 간단한 운동을 위한 탁구대 등이 설치되어 있고, 그 병동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대문이 잠겨 있습니다. '폐쇄'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 때문에 '안정 병동'이나 '보호 병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병원도 많습니다.

정신과에서만 볼 수 있는 이 특수한 병동은 자유로운 활동이 오히려 본인과 타인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중한 증상을 가진 분들을 치료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진지하게 죽음을 고려하는 우울증 환자 분들, 과격한 환청의 명령에 따라 기물을 파괴하거나 누군가를 폭행할 우려가 있는 조현병 환자 분들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폐쇄병동 안에서는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목을 멜 수 있는 끈이나 줄 종류, 자해나 타해를 일으킬 수 있는 뾰족한 물건이나 유리로 된 물건의 반입이 일절 금지되며, 정해진 공간 밖으로 나갈 수 없고, 행동의 제약도 많아집니다. 다만 상태에 따라 조금씩 병세가 나아지신 분은 감독 하에 산책을 나가시기도 하고, 가족 분들이 면회를 올 경우 외출이 허용되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정신과 병동이 폐쇄인 것은 아니며, 일반적인 병실과 똑같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병실도 있습니다. 비교적 경한 병세를 갖고 있는 분들은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하시기도 합니다.


2. 본인 의지에 반하는 입원이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흔히들 '강제입원'이라고 하는 방식의 입원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 자세히 말씀드릴텐데요. 보통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 바깥에서 일상 생활하기가 당분간 힘들다 생각해서 입원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망상이나 환청이 심해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어려운 분들은 그것이 병인지조차 알 도리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 더해 자해를 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할 우려까지 있다면 '보호의무자'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가족 두 분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1인이 입원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강제 입원이 가능합니다. 이는 '정신보건법'이라는 법에 명시된 적법한 조치인데요. 그럼에도 인권 침해의 여지는 있었습니다. 아래 PD수첩 동영상을 보시면 적절하지 못한 입원으로 피해를 받은 분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Wul-oyuTf4

실제로 억울하게 병이 없는데도 입원을 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 위의 경우처럼 방송된 적이 있고, 2015년에 개봉된 '날 보러 와요' 라는 영화에서도 정신과 강제입원으로 인한 인권 침해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2017년 5월 31일부터 법이 바뀌게 되었고, 강제 입원의 절차가 좀 더 복잡해지고 엄격해졌습니다. 입원 방식에 대해서는 다음 번 글에서 좀 더 자세히, 바뀐 각각의 법령과 현재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3. 입원 기간이 천차만별입니다.



일반적인 병원 입원은 적절한 검사나 처치나 끝나고 어느정도 회복이 진행되고 나면 퇴원을 하게 되는데요. 검사나 처치에 따라 일반적인 입원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혹여나 검사에서 예기치 못한 질환이 발견되거나, 합병증이 나타난다면 입원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지만, 질환의 종류나 처치방법에 따라 기본적인 틀은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정신과 질환은 개개인마다 질환의 정도나 양상이 너무나도 다릅니다. 똑같은 조현병이고, 똑같이 혼잣말을 하고 피해망상을 가진 분들이라도 어떤 분은 1-2주만에 좋아지기도 하고, 어떤 분은 회복에 2-3개월이 걸리기도 합니다. 물론, 완전한 회복이 되지 않고 증상이 소폭 줄어드는 정도에서 치료를 마무리하게 되는 아쉬운 경우도 있습니다.

약물이 듣는 정도도 판이하게 다릅니다. 같은 양의 약물이라도 개인차가 크며, 어떤 환자분에게는 효과가 좋았던 약이 다른 환자분에게는 전혀 듣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사용해야 할 약물의 용량도 개인차가 크며, 부작용도 개인차가 큽니다. 계속 관찰하며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으면서 병세는 호전되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그리고 퇴원의 기준을 환자분의 증상이 좋아지는 시점으로 잡을 것인지, 환자분이 자기가 괴로웠던 원인이 병이라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시점으로 잡을 것인지도 입원기간을 들쭉날쭉하게 합니다. 그래서 어떤 병은 얼마 정도 입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딱 잡아 이야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지역 간의 입원기간 차이도 이렇게 크게 나타납니다. 각 나라마다 자주 발병하는 질환이 조금씩 다르므로 그로 인해 입원기간의 차이가 날 수도 있고, 국가 보건정책이나 질환에 대한 인식도 입원 기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아메리카 지역은 5년 이상 입원하시는 분이 꽤 많은데;; 글쎄요 WHO 자료지만 저는 아직 저렇게 오래 입원하시는 분은 본 적이 없고, 뭘 치료하기 위해 5년 이상 씩 입원을 하도록 하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여기까지 정신과 입원의 특수성에 대해 간단히 적어봤는데요. 다음 번에는 정신과에서 아주 중요하고 또 주의해야 할 입원에 대한 법령과, 억울한 인권 침해를 줄이기 위해 추가된 장치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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