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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temperament입니다.
지난 번 글을 쓰고 이어지는 글을 쓰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네요;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안 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번 글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ㅎㅎ

정신과, 정신병원으로의 입원 -1-

요전엔 정신과의 입원 이야기를 시작하며 정신과에 입원하는 것이 좀 더 특수한 몇 가지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특수한 만큼 관련된 법령도 따로 존재하는데요. 오늘은 정신과에 입원할 때 구분되는 여러 입원 형태와 법령, 그리고 비자의적 입원에 의한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작년부터 새로이 생겨난 장치들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정신보건법'이라는 법령에 의해 정신과 환자분들의 입원이 이루어졌는데요. 2017년 5월에 정신보건법이 대폭 개편되면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로 이름부터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법령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신과 입원은 다섯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제41조(자의입원등)
제42조(동의입원등)
제43조(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등)
제44조(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
제50조(응급입원)

이 중에서 흔히 일어나는 자의입원, 동의입원,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이하 보호입원)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자치단체장에 의한 입원과 응급입원은 굉장히 제한적이고 수가 상당히 적어요.

1.자의입원

자의입원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41조에 명시되어 있는 입원 방식인데요. 말 그대로 환자분 본인이 스스로 입원의 필요성을 느껴 입원을 하는 것입니다.

외래 진료를 보고 나서 의사가 이러이러한 상황이신데 입원하셔서 치료받으시는 게 어떨까요? 하면 환자 분이 '그래요 좀 입원하는 게 낫겠어요.' 하고 순순히 입원을 받아들이시는거죠.물론 스스로 너무 힘들어서 아예 처음부터 입원하고 싶어서 병원에 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일반 병실으로의 입원은 자의 입원만이 가능하고요. 폐쇄 병동으로의 자의 입원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병원 밖에서 과도한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규칙적인 생활을 확립하기 위해서 폐쇄 병동을 스스로 입원하는 분들도 계세요.

입원한 후에는 환자분 스스로 퇴원을 원할 때 '언제든' 퇴원이 가능하고요. 주치의가 봤을 때 환자 분이 명백히 증상이 남아있더라도 퇴원을 막을 순 없습니다. 안전이나 원활한 생활을 위해 입원을 연장하는 게 어떻겠냐고 설득을 시도해보는 정도는 가능하겠네요. 그리고 오래 입원을 하시게 된다면 2개월마다 퇴원을 할지, 입원을 연장할지 환자분의 의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2. 동의입원

법이 개정되면서 새로이 생긴 입원 방식입니다. 동의입원은 자의로 입원할 의지가 있는 분이 입원을 하되, '보호의무자' 한 사람의 동의도 같이 받는 입원 형태를 말합니다.

자의 입원을 하신 경우에는 본인의 의지만으로 즉각적인 퇴원이 가능한데요. 동의 입원도 그렇게 할 수는 있으나 만약 환자분이 퇴원을 하고 싶은데, 담당 의사와 보호자분이 보기에는 아직 퇴원하면 위험할 것 같다 판단되는 경우 퇴원 신청을 받은 72시간 내에 '보호입원'으로 입원 형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

환자분이 스스로 입원할 의지가 있더라도 증상이 악화될 우려가 크고, 충분한 치료가 이루어지기 전에 치료를 중단하고 퇴원할 가능성이 높을 경우 이 방식의 입원이 추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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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보호입원

환자 분이 동의를 하지 않더라도 보호의무자 2인과 정신과 전문의가 입원이 꼭 필요하다 판단하는 경우 보호입원이라는 것이 가능합니다. 흔히들 말하는 '강제입원'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환자분의 자유의지에 반해서 이루어지는 입원 형태이므로, 꼭 입원이 필요함에도 극구 입원을 거절하시는 환자분에게만 선별해서 진행해야 할 방법인데요. 보호입원의 대상이 되는 환자 분은 증상으로 인해 '자해 또는 타해 위험이 높은 분'에 한정됩니다.

보호입원으로 입원한 환자분의 경우 퇴원하고 싶어도 본인의 의사만으로는 퇴원이 불가능하며, 정신과 전문의가 퇴원하셔도 된다는 판단을 내리거나 보호자 분들이 퇴원을 시킬 경우 퇴원이 가능합니다. 이건 법이 바뀌기 전에도 동일한 방식이었어요.

보호입원은 초기에 3개월 동안 입원이 가능하며, 증상이 빨리 좋아지면 그 전에도 퇴원이 당연히 가능하며, 입원 후 3개월이 지나도 자타해 위험이 남아있을 경우 입원 연장을 할 수 있습니다.

… 그럼 보호자들이 짜고 증상을 속이면 입원을 시킬 수 있지 않나? 정신과 의사가 부주의해서 판단을 잘못 내릴 수도 있지 않나? 지난번 글에 나온 것처럼 억울한 입원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되시는 분도 있겠습니다.

그런 경우를 막기 위해 법 개정과 함께 정확한 진단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추가되었습니다

첫 번째가 '2차 진단'입니다.
1인의 정신과 전문의와 보호의무자 2인의 동으로 입원한 환자분들은 2주 이내에 다른 의료기관에 소속된 정신과 전문의에게 한 번 더 진단을 받게 됩니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분과 1:1로 면담을 하며 진짜 이 분이 입원이 필요한 분인지 가려냅니다.만약에 환자분이 급격히 좋아져서 2주가량의 시간이 지났을 때 자타해 우려가 없어질 경우는 그 즉시 퇴원을 하시게 됩니다. 그 누구도 이 퇴원 결정을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지만요…)

그리고 3개월이 지나 입원 연장을 해야 할 경우에도 2차 진단 과정이 들어갑니다.

두 번째는 '입원 적합성 심사' 입니다.
2차 진단까지 마친 경우에도 혹시나 억울하게 입원한 분들이 있을까 염려해서 생긴 장치인데요. 2차 진단까지 모두 입원이 필요하다고 결론이 난 분들 중에서도 이 분이 꼭 입원해야할 분인지, 입원의 절차가 적법했는지 등의 판단을 3차적으로 하는 장치가 이 '입원 적합성 심사'입니다.

입원 적합성 심사에 참여하는 위원들의 자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2. 판사·검사 또는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사람
  3.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정신건강전문요원
  4. 정신질환자의 보호와 재활을 위하여 노력한 정신질환자의 가족
  5.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정신건강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
    가. 정신건강증진시설의 설치·운영자
    나.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에서 심리학·간호학·사회복지학 또는 사회사업학을 가르치는 전임강사 이상의 직에 있는 사람
    다. 정신질환을 치료하고 회복한 사람
    라. 그 밖에 정신건강 관계 공무원, 인권전문가 등 정신건강과 인권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이렇게 여러 분야의 분들이 모여 입원 시에 작성된 서류와 2차 진단 의사가 작성한 진단 결과서, 필요할 경우 환자분 본인의 진술서까지 종합해서 이 환자분의 입원이 적합한지, 혹시라도 억울하게 입원하신 건 아닌지 마지막으로 판정하게 됩니다. 법이 개정되기 전보다는 확실히 절차가 꼼꼼해진 거 같죠?

하지만 모든 일에 장단이 있듯이 법이 갑자기 대폭 개정되어 생기는 문제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개정된 법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은 많은데 전문 인력이 갑자기 늘어나지는 않죠. 결국 인력을 끌어다 써야 해서, 환자분들을 보던 의사 간호사들이 행정업무로 이동하며 병동이 닫히는 경우도 있고, 타이트해진 입원 기준 때문에 병실을 축소시켜 운영하거나 아예 닫아버리는 병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법 개정 이후 환자분들이 지역사회로 많이 나오긴 나왔는데 막상 갈 만한 센터나 복지시설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요. 그러던 중에 가족분들이 외면해서 결국 다시 입원을 하시거나, 치료를 이어가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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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오늘 드릴 말씀입니다. 정신과에 입원하시는 방법이 여러가지라는 것과 그 방법들이 모두 법으로 명시되어 있다는 걸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아직 새로운 법이 시행된지는 1년이 조금 넘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하고요. 하루빨리 부족한 부분이 보완돼서 억울하신 분들도 없고, 치료를 받지 못해 방황하시는 분들도 없는 그런 사회가 되길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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